2023년 12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1년동안 읽은 50권의 책에 대한 감상이다. 물론 모두 내 돈 내고 산 것들이고, 모두 종이책이다. 전자책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종이책이 읽기에 편하다. 단점이라면 부피가 많이 나간다는 점이다. 책장에 수용하기엔 이미 그 한계를 오래 전에 넘어가 버렸다. 방 한 구석에 글자 그대로 그냥 쌓아놓고 있다. 문제는 점점 높아져서 그마저 한계가 보인다는 점이다. 일견 뿌듯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제는 걱정이 조금 된다. 소원이라면 이사를 가서 내 방을 하나 확보하고 사방에 책장을 짜서 이 책들을 기준을 세워 정리하는 것이다.
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처럼 새 책을 사는 일을 계속하고, 꿈이 이루어져서 책장에 이 책들을 다 정리할 수 있으면 그때부터는 기존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번 볼 생각이다. 사실 이미 읽었던 책 중 그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. 다시 읽으면 아마 처음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책이 태반이 아닐까 한다.
30년간 금융업에 종사했다. 중, 고등학생 때 책을 많이 읽었다. 고 3때부터 공부한다고 교과목 이외의 책은 손에서 놓았다. 대학 시절에는 책을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. 그 이후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키울 때까지도 별로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. 다시 책을 제대로 보기 시작한 것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부터 아닌가 한다. 대신 완전히 책을 손에서 놓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. 한달에 1권은 아니어도 1년에 1권은 읽었던 것 같다. 오랜 기간 책을 붙잡지 않으면 정말 뭔가 죄 짓는 기분이 들곤 했다. 제대로 책을 보기 시작한 후로 평균 1주에 1권 정도 보는 것 같다.
주로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다. 시집은 거의 없고, 에세이 류는 아주 가끔 본다. 문과 생이지만 과학에도 관심이 많아 자연과학 분야의 책도 꾸준히 접하는 편이다. 세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유흥거리가 책이다. 한 권에 1~2만원을 지불하면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다. 우주 저 너머에 가는 것도 가능하다. 2만원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도 갈 수 있고 미래에도 갈 수 있다. 이 세상이 예전에는 어떠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미리 알 수 있다. 세상이 각박하고 거칠고 예의가 없고 서로 존중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책을 보지 않기 때문이라 믿는다.